“상당산성, 관광명소 잠재력 충분하지만 인프라 부족”주민들 “전선 지중화·조명 설치 시급…주차난 등 심각”“저수지 주변 설치 벤치 낡아 시민들 이용 꺼려”청주시 “저수저 조명 국가유산청 설치 반대…지중화 사업 계획 없어”
  • ▲ 충북 청주 산당산성 저수지에 설치된 조명.ⓒ독자제공
    ▲ 충북 청주 산당산성 저수지에 설치된 조명.ⓒ독자제공
    “청주 상당산성은 밤만 되면 깜깜하고, 청주시에서 조명을 설치했지만, 고장이 나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주민들이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은 청주시와 상당구청, 지역구 시‧도의원 등에 대해 상당산성에 대한 관리 및 관심 부족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청주의 중요한 역사 유적지인 ‘상당산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등산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성의 역사는 깊다. 670년 삼국시대 김유신 장군의 아들이 석축 공사를 통해 처음 산성을 쌓았고, 1579년 선조가 임진왜란을 대비해 다시 개축하면서 지금의 상당산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 후에도 지속적인 유지보수에도 불구하고, 산성은 외부의 관리 소홀로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청주 외곽을 지키는 중요한 역사적 유산의 역할은 퇴색하고, 관리 부족으로 그 가치가 희미해지고 있다.

    3일 산성주민 등에 따르면 주민들은 밤이 되면 상당산성의 어두운 환경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곳은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저녁 해가 넘어가면 아예 깜깜해진다. 이렇게 되면 관광객도, 등산객도 올 수 없고, 심지어 우범 지역으로 변할 수도 있다. 공무원은 한 번이라도 이곳에 와서 실태를 파악한 적이 없다”며 한 주민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는 2019년 자연마당 공사가 끝난 이후로 계속해서 개선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불만은 시민들의 민원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은 상당산성을 보다 밝고 안전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조명 설치와 함께 기존의 전선들을 지중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지역은 청주 공항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중국 관광객들이 청남대를 거쳐 상당산성을 방문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 ▲ 청주 산당산성 저수지 주변에 설치된 벤치가 나무 색이 하얗게 바래 시민들이 앉기를 꺼려할 정도로 낡았다.ⓒ독자제공
    ▲ 청주 산당산성 저수지 주변에 설치된 벤치가 나무 색이 하얗게 바래 시민들이 앉기를 꺼려할 정도로 낡았다.ⓒ독자제공
    이와 관련해서 한 주민은 “상당산성은 전국 명산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대전 계족산처럼 4.2㎞ 길이의 황톳길만 조성해도 관광명소로 발전할 수 있다”며 “산성 저수지에 분수대를 설치하는 등 볼거리 제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주민들은 청주시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이제라도 전선을 지중화하고, 저수지에 조명을 설치해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높여줘야 한다. 산성이 발전하고, 청주가 더욱 매력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청주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에 설치한 벤치는 낡아서 시민들이 앉기조차 꺼린다. 설치된 지 오래돼 기존의 벤치를 철거하고 새로운 벤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하루 수천여 명이 찾은 상당산성은 시는 물론 관심이 절대 부족하다 못해 방치되고 있다”며 “상당산성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하루 얼마나 찾는지조차 통계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상당산성 마을 저수지 주변은 주차 공간이 크게 부족해 주말이면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시민휴식공간 확보를 위한 주차 공간 확보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 관계자는 “상당산성은 주말에 3000여 명 이상이 찾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여러 곳에서 상당산성을 찾고 있어서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자연마당에 설치한 조명은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고, 저수지(방죽)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국가유산청에서 반대해서 설치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중화 사업은 계획이 없다”고도 했다.

    시민들은 “상당산성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청주 지역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주민들의 한탄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산성의 가치를 살리고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을 위한 절실한 호소로 들린다. 청주시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산성의 재발견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